후배 목사와 통화한 것은 설교 때문이었습니다. 희랍어를 잘 아는 그에게 성경 속 단어 하나의 의미를 물었던 것이지요. 단어 하나의 의미를 충분히 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. 통화를 마칠 때쯤 우연히 나눈 이야기가 있었는데, 그 이야기를 통해 말씀의 뜻에 버금가는 감동을 했습니다.
후배가 목회하는 교회가 내년이면 설립 100주년을 맞게 되는데, 뜻 깊은 해를 맞으며 하지 않기로 한 일이 세 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. 기념예배당 건축과 역사책 발간, 특별행사였습니다.
대신 그들은 에티오피아의 한 마을에 초등학교를 건축했습니다. 그 곳에서 공부할 전교생 800명을 위해 교인들은 가방 800개를 손수 만들어 전달했고, 내년에는 그 마을에 공동우물을 파기로 했습니다.
그 일을 위해 정작 자신들은 여름엔 에어컨 없이, 겨울엔 장작 난로를 때며 예배를 드리고 예배당 리모델링도 교인들이 손수 하고 있다고 말이지요. 울컥한 마음으로 후배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은 ‘우리 곁에 이런 교회가 있어 참 고맙다’는 것이었습니다.
[출처] - 국민일보